나에게도 가난한 시절이... :: 2009/11/17 19:12


문득 아기를 데리고 마트에 갔다가 방한용품들이 즐비하게 진열된 것을 보았다.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다 문풍지가 가뜩 쌓인것을 보고
마음이 짠...하게 느껴져 옴은...
마치 내가 가난했던 옛 기억에서 몸서리를 치듯한 느낌.. ㅎㅎㅎ

대학교때부터 남편과 교제를 해오면서
우리는 부모님께 크게 기대지 말자고 약속하고
어쩌면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궁색하게 살까 싶게 살았었다.

하숙방 35만원짜리를 포기하고
남편은 나를 데려다주는 왕복 차비라도 아끼자며
우리집 근처에 12만원짜리 작은 월세방을 얻어 살았다.
추운날 바람이라도 들이 샐까 문풍지를 사다가 바르고 바르고...
창가에 비닐을 쳐가며 그렇게 혹독하게 추운 한국의 겨울을 넘겼다.
기름값 아끼려고 한푼두푼 아껴가며 추우면 옷을 껴입으면서 보일러도 마음대로 한번 틀어보지 못하고...
세수라도 할라치면 꽝꽝 얼어버린 차가운 수돗물에
손끝부터 조금씩 넣어가며 찬기를 몸에 전하곤 물을 얼굴에 끼얹곤 했다.
집에서는 마음껏 상자채로 먹어대던 귤하나 사기가 어찌나 비싸던지...
한봉지 사들고 집으로 들어오는 날은 괜한 과소비를 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걱정도 되고...

지금은 따뜻한 아파트에서 언제나 수도꼭지를 틀면 나오는 따뜻한 물과
크게 아까운줄 모르고 돌려대는 보일러...
그러면서도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하는 막연한 미소가 입가에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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